◾미래를 예측할 수 있으나, 문제는 예측된 미래를 해결 할 수 있는가이다.
1988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하여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이 창설되었습니다. IPCC는 각국 정부에 기후 정책을 세우는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IPCC 보고서는 국제기후변화 협상의 핵심 자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IPCC 6차보고서 WG1을 참고하였습니다.
1990년 제출된 IPCC 1차 보고서에 의하면 "기후변화는 인간의 영향이 확실치 않다"고 보고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예측이 정교화 되면서 2021년 6차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는 인간에 의한 것이 명백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인간에 의해 배출된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에 의해 지구가 점점 뜨거워 질 것이고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대기권, 해양권, 빙권, 생물권에서 광범위하고 급속한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영향에 의해 지구는 유래없이 빠른 속도로 뜨거워지고 있다.
위 그림(좌)는 1~1850년까지의 고기후 추정(회색실선)과 1850~2020년까지의 직접관측(검은색 실선)을 나타낸 것으로 산업화 이후 지구의 온도가 마치 하키 스틱 모양으로 급격히 치솟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림(우)는 과거 170년 간 1850~1900년 대비 지구 온도 변화를 나타낸 것(검은색)으로, 갈색은 인간과 자연적 요인에 의한 기후 예측 모델이고, 녹색은 자연적 요인만을 고려한 기후예측 모델로 인간에 의해 지구가 유래없이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림에서 보면 지구의 온도는 과거 2000년 중 1970년 이후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였습니다. 더 먼 과거인 6500년 전 온난기(0.2~1℃)에도 최근의 온도변화보다 낮고, 12만 5천년 전 온난기(0.5~1.5℃) 역시 최근 관측된 온도와 비슷한 것으로 보고 되었습니다.
◾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은 무엇인가?
그림(c)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할로겐가스, 일산화탄소 등이 지구온난화를 촉진시키는 요인이며 질소산화물, 이산화항 등이 태양 반사를 통해 지구를 냉각시키는 요인으로, 이 두 요인이 합산되어 본격적인 산업화 이전(1850~1900년)과 대비하면 현재 지구는 1.1℃(그림_a) 상승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구변동성 및 태양 및 화산요인 등 자연요인에 의한 지구 온난화는 상쇄되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지구온난화는 전적으로 인간 활동으로 비롯된 것입니다.
◾ 지구 온난화 1.5℃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IPCC보고서는 탄소배출 시나리오를 통해 단기 (2021 ~ 2040), 중기 (2041 ~ 2060), 장기 (2081 ~ 2100)로 나누어 아래 표와 같이 온도변화를 추정했습니다.
* SSP1-1.9: 매우 낮은 온실가스 배출 / SSP1-2.6 : 낮은 온실가스 / SSP2-4.5 : 21세기 중반까지 현재수준 유지 / SSP3-7.0 : 높은 온실가스 배출 / SSP3-8.5 : 매우 높은 온실가스 배출
2015년 파리협약을 통해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이하로 유지하고, 나아가 온도 상승폭을 1.5℃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국제 협약이 체결되었습니다. 현재 1.1℃ 상승만으로도 전 지구적 재해가 발생하고, 해빙 속도를 막을 수 없는데 이후 0.4℃가 상승되어 1.5℃ 된다면 관측 역사상 전례 없는 극한 기상이 자주 발생되어 재난의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고 특히 식량에 있어 큰 문제될 것이 자명합니다. 예를 들어 지구 온난화로 온도가 0.5℃ 증가할 때마다 폭염을 비롯한 극한고온의 강도와 빈도, 호우, 일부지역의 농업가뭄 및 식생가뭄이 높은 신뢰도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오늘 배출한 온실 가스는 바로 지구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수십년 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온실 효과는 바다가 데어지고 나서야 대기온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로 인한 기후변화는 오랜 시간 누적되어 나타남으로 아직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요인이 있는 것입니다. 즉 바로 오늘 탄소 제로가 되더라도 과거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온도는 일정하게 계속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가 극단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 하여도 단기적으로 1.5℃상승을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되었으나, 지금부터라도 최대한 온실가스를 억제(SSP1-1.9)한다면 2100년경에는 지구 온도가 1.4℃로 유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 2019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농도는 과거 2백만년 중 가장 높았다.
한국은 2050년까지 탄소 제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을 했으며, 세계 각국 역시 2050년 전후로 탄소 제로 달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5년 파리협약 이후로도 전세적인 탄소배출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사상 최대의 탄소배출량(36.3Gt CO2)을 기록 했습니다. 과연 탄소제로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까요?
1850년부터 2019년까지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은 2390±240 GtCO2입니다. IPCC보고서에 의하면 온난화를 1.5℃수준에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20년 기준 잔여 탄소배출 총량이 300 GtCO2(83% 확률) 이라고 합니다. 만약 작년과 같은 이산화탄소 배출량(36.3Gt CO2)이 유지된다면 앞으로 7~8년이라는 시간밖에 남지 않은 것입니다.
◾ 우리가 앞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의지는 있는가?
지구 온난화는 육지 얼음 손실과 해양 온난화에 의한 열팽창으로 지구 평균 해수면을 상승 시키고 있습니다. 1900년 이후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 속도가 과거 3000년 동안을 백년 단위로 봤을 때 가장 빠릅니다. 2011년~2020년 연평균 북극 해빙 면적은 1850년 이후 최저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결국 지구 온난화는 빙상의 손실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반에 걸친 위기로 다가올 것이 자명합니다.
보고서에 의하면 단기적인 1.5℃ 상승은 막을 수 없더라도, 장기적인 온도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매우 극단적인 온실가스 감축(SSP1-1.9)이 필요한데 이는 불가능에 가깝고, SSP1-2.6 역시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입니다. 만약 온실가스 감축이 실패하고 SSP2-4.5 이후 모델로 간다면, 2100년에는 지구 온도가 2.7℃~4.4℃에 이를 것이며 이로 인해 인류는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편리한 삶을 얻었지만, 다른 한편 우리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할 의지가 있는가?" 입니다.